우리 아빠는 귀염상이다.
객관적으로 봐도 소년미가 있고 호감상이다.
그래서 나는 왠지 그런 게 있다. 내가 뭐라고 다비드상처럼 조각같은 얼굴의 남자는 전혀 끌리지 않는다. (물론 다비드상도 나 싫대요.)
연예인을 봐도 옛날처럼 조각미남배우보다 요즘은 순딩순둥 부드러운 이미지의 남배우가 많아서 좋다.
역시 다채로운 세상답게 배우는 어떠해야 한다는 선입견이 많이 깨진 것 같다.
소년미가 최고시다.
우리 엄마는 치아가 예쁘고 미소가 환하다.
잘 웃으시고 마음에 꼬임이 없다.
있는대로 말씀하셔서 아주 간혹 직설적이시지만 없는 말씀은 안 하신다. 진솔한 편이고 객관적이기에 신뢰가 간다. 그리고 솔직함이 누구를 공격하려는 의도보다는 도와주려는 마음을 갖고 닿는 경우가 많다.
아빠가 담담, 무던, 차분이기에 비교적 예민, 행동력, 계획적인 엄마가 탁 털어놓았을 때 상호보완적이게 일이 촥촥 진행된다.
30년 넘게 한 집에 살면서 엄마 성격(잔소리, 궁시렁거림) 이 이해가 안 갈 때가 많았는데 지금은 존경스럽고 닮고 싶은 부분이 훨씬 많다.
움짤은 언니가 엄마 움짤을 만들어 준 것이다.
엄마는 요리를 잘 하신다.
중식 자격증, 제과제빵 자격증, 일식 자격증, 양식 자격증 등이 있으실 정도로 요리를 좋아하시고 재능이 풍부하시다. 나는 엄마가 몇 년 후에라도 요리를 취미 이상으로 끌어올리셨으면 좋겠다.
내가 어릴 때 부터 우리집은 맞벌이 가정이었음에도 엄마가 슈퍼우먼이셨다.
육아, 요리, 청소, 빨래, 돈 벌기 등... 외에도 공과금 내기 등 그냥 모든 걸 다하심.
그래서 어릴 때부터 엄마와 함께하는 시간은 적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사랑을 느낀다. 학교 갖다가 오면 식탁 위에 언니와 나 몫의 간식 두 접시가 정갈하게 놓여있었으니까. 그래서 요리는 엄마의 사랑 표현이다.
(참고로 내 사랑 표현은 예쁘게 말하기다. 그래서인지 주변에서는 애정을 담아 날 '칭찬 요정'이라고 불러준다.)
난 요리를 못하지만 혹시 나중에 사랑하는 누군가와 함께 살 일이 생긴다면 꼭 요리를 매일 해 줄 것이다.
한 번 거하게 차려주는 게 아니라 꾸준히 매일 차려주는 밥상이 진정한 사랑이니까. 원가족을 통해 배우는 게 많다. 행복한 가정의 모습이 엄마를 바탕으로 형성된 것을 느낀다. 무의식 깊숙히 좋은 아내, 따뜻한 엄마의 모습 말이다. 내가 그리는 단단하고 안전한 가족의 모습은 부모, 나의 자매와의 모습과 같다.
그래서인지 형부도 아빠과 결이 같은 사람 같다.
성실하고 다정하고 가정적인 남자.
대기업 다니는 능력과 더불어 안정적이고 신뢰로운 성품이 처제 시점으로는 우리 아빠와 많이 닮았다고 생각한다. 언니가 어디서 아빠같은 남자를 잘 데려온 듯 하다.
언니가 예민까칠의 기질이 다소 있다면 형부는 차분하고 무던한 편이다. 언니도 사회생활 하면서 많이 원만해졌지만 사춘기시절 언니는 어휴... 더 이상 어떤 말은 않겠다.
언니 사진 첨부하면 언니에게 혼날 것 같다.
혼나지 뭐. 나는야 무책임과 충동성의 인간이니까 히히!
언니도 결혼하고 요리를 한다.
얼마 전에는 아빠 생신 때 우리를 초대하여 생신상을 차렸다.
아무튼 원가족 소개 끝!
아니 끝이 아니다.
내 사랑 아빠 칭찬 더 얹기.
아빠는 책임감과 성실의 아이콘이고 자상하고 가정적이신 분이시다. 아빠 최고👍
sns 통해 다른 이들 사는 걸 보면 왠 알콜중독 아버지가 그렇게 많은지 당황스러울 때도 많다.
아동 학대하는 엄마들도 세상에는 많다.
어릴 때는 그런 사람들을 뉴스에서나 봤기에 아주 극소수라고 생각했다. 학창시절 내 주변 친구들도 왠만큼은 가정이 다복하고 화목하니까. 사실 보편성 안에 드는 집은 다 서로를 아껴주며 사랑으로 살지 않는가?
이런 나의 생각을 비웃듯 sns 중에서도 스레드 하고 있다보면 기가 찰 때도 많다. 어떤 불행한 이에게는 세상이 비참하고 쓰레기같이 느껴질 수 있겠구나 싶기도 하다. 어른이 되어서 겪는 시련은 그래도 맞설 수 있다. 다만 불행하게도 어린 아이 시절의 결핍과 상처는 사람을 제대로 자라지 못하게 만든다.
그래서 나의 가족 구성원들에게 마음 깊이 감사하고는 한다. 책임감과 따뜻한 마음을 주신 게 당연하지 않다는 걸 난 이제서야 안다.
우리 가족 특징: 징징거리는 걸 싫어한다.
-묵묵히 모범행동 보이기(베스트)
-감정호소 하면서 행동하기(굿)
-행동하진 않아도 잘못은 수긍 하며 양해 구하기(허용)
-행동하지 않으면서 징징거리기(뭇매, 무시)
또 다른 우리 가족 특징은, 사랑의 표현이스킨쉽과 함께하는 시간을 기준으로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나는 세상을 살면서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고 애정을 표현하고 싶고 다가가고 싶을 때 스킨쉽으로 표현한 적이 없다. 오히려 어깨동무나 등을 두드려주거나 머리쓰담쓰담이 당황스럽고 불쾌하다.
누군가 함께하는 시간을 강요할 때 정이 뚝 떨어지기도 한다.
나는 초등학교 1학년 때도 화장실 같이 가자고 하는 동급생 여자애들을 이해 못했다. 화장실을 같이 가면 쉬가 잘 나오는 것도 아니고 남의 오줌냄새를 같이 맡는 게 왜 정서적 유대감 쌓는 일인지 납득이 지금도 안 된다.
근데 걔들은 화장실 같이 안 가주면 삐지고 난리남.
지금 생각해도 짜증나네. 배변은 알아서 좀 해결하지 쯧.
그 시절에도 노답이 많있던 듯.
지금은 초등학생 또래 문화 중에 그런 폐해가 없어졌으면 좋으련만!
모든 가족이 그런 줄 알았는데 우리 가족은 유난히 말로 때우는 걸 싫어한다.
귀엽게도 언어가 발달한 인간 답게 난 항상 말이 앞선다.
공수표 남발로 집에서 30년 넘게 신뢰를 못 얻고 있는 상황. 그나마 막내둥이 찬스를 많이 쓴다.
이제는 다들 체념과 우려의 정서로 서영이를 대한다.
하지만 괜찮다. 서영이는 손이 애기손처럼 통통하고 하얗 때문이다. 아래는 단란한 가족사진.
그리고 아빠는 귀엽다. 큐트가이.
큐트보이를 만나 진화시키면 큐트가이가 되는걸까?
우리 아빠 존함은 정순진이시고 위에는 뚜레쥬르에서 파는 빵이다. 가끔 뚜레쥬르 가서 빵구경하다 보면 아빠이름이 반갑다.
참고로 우리 아빠는 네이버에 치면 인물정보가 뜬다.
암튼 독립하니까 내가 철이 드는건지 가족이 새삼 감사하고 소중하다 😊